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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Life

DDP에 모인 ‘버닝비버’… 인디게임 세상으로 로그인

by lineman 2024.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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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주최하는 인디게임 축제 ‘버닝비버’가 개최 2회째를 맞아 더욱 큰 규모와 풍성한 체험 콘텐츠를 앞세워 관람객을 찾았다.

 

버닝비버는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는 국내 인디게임 개발 문화 저변을 확대하고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개최됐다. 버닝비버는 자기 몸보다 훨씬 큰 댐을 짓는 비버에다 꺼지지 않는 열정을 가진 창작자를 빗댄 표현이다.

 

지난해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행사 규모를 크게 키웠다. 참가팀을 80개에서 90개 팀으로 늘렸고, 장소를 DDP로 옮기면서 보다 쾌적한 관람 환경을 마련했다.

 

 

 

 

서울 가로수길 팝업빌딩을 빌려 개최했던 지난해 버닝비버는 전시관이 1~3층으로 나뉘어 관람에 불편을 토로하는 방문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90종의 게임 체험 부스를 아트홀 1관 지하 1층에 한데 모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개막일 현장에서 만난 강민정(24)씨는 “작년에는 게임들을 하려면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올해는 훨씬 보기 편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나아가 스마일게이트는 ‘비버월드로의 모험’이라는 세계관을 이번 전시부터 도입해 관람객 몰입도를 높이려 노력했다. 현장을 모험(퀘스트)해 얻은 재화로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굿즈 아이템도 얻는 방식이다. 축제를 하나의 게임처럼 즐길 수 있게 유도한 셈이다.

 

이에 행사장 입구도 게임 세상에 로그인하는 느낌이 들도록 구현했다. 인디게임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도트(dot)를 헤집고 입장하는 형태다. 입구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게임 세상에 이미 반쯤 몸이 들어간 비버의 엉덩이도 볼 수 있다.

 

행사장 초입에 마련된 ‘ver 0.0.1’은 관람에 앞서 몸을 예열할 수 있는 공간이다. 10개 출품작의 프로토타입을 체험하고, 수록된 인터뷰를 통해 개발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평일 오전임에도 전시장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이중 지난달 초 정식 출시돼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은 원더포션의 액션 게임 ‘산나비’ 부스는 긴 대기열이 생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한 남성 관람객은 “평이 좋길래 체험해 보고 싶어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게임 ‘플로리스 다크니스’도 적잖은 이목을 끌었다. 올해 초 출시된 이 작품은 시각 정보 없이 소리로만 미로를 탐험하며 길을 찾는 게임이다. 때로는 벽에 부딪히고, 같은 자리를 맴돌기도 하면서 시각 장애인의 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지난달 열린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굿게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드아이스의 박재형 대표는 “시각 디자인과에서 공부하면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작품이 없다는 걸 알고 그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며 “후속작은 다른 형태의 게임이 될 것이지만, 해당 작품에서도 장애인 게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글로벌 인디게임 제작경진대회(GIGDC)에서 대학부 은상을 수상한 베이스제로의 퍼즐 보드 게임 ‘흰피톨’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백혈구가 돼 세균을 박멸하는 신선한 접근이 돋보이는 게임으로, 백혈구의 여정을 통해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작용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게임 중간중간 고전 게임을 오마주한 스테이지를 찾아가는 장치도 흥미로웠다.

 

베이스제로의 민지산 팀장은 이날 의사 가운을 입고 부스를 지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는 “의학 관련 공부는 하지 않았다”고 손사래 치면서 “어렸을 때부터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었는데,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모여 흰피톨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외 1인 인디개발사 아스테로이드제이가 개발한 액션 플랫포머 게임 ‘닌자일섬’은 과거와 미래를 결합한 독특한 부스 구성으로 관람객 발걸음을 유도했다. 팩 게임을 연상케 하는 TV와 컨트롤러를 배치했는데, 사이버펑크 세계관의 닌자일섬과 대비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플레이 해 본 닌자일섬은 다소 난도가 높았지만, 다양한 스킬을 이용한 전투가 매력적이었다.

 

신문사의 편집장이 돼 신문 1면 기사를 만들어 내는 데카트리게임즈의 ‘편집장’은 취재진 사이에서 특히 높은 관심을 받았다. 제목 및 사진 편집, 출간, 여론 체크 등 실제 업무와 유사한 부분도 있었지만 다소 현실과 거리감이 있는 부분도 존재해 취재진 반응이 갈리기도 했다.

 

이날 전시장 중앙에 마련된 비버광장 및 스테이지에선 유명 인플루언서 팬사인회, 1대1 게임 대결 등이 펼쳐져 축제 분위기를 더욱 달궜다. 2일에는 트위치 스트리머 ‘여까’와 ‘케인’의 팬사인회, 3일에는 남도형 성우와 함께 하는 팬사인회 및 토크쇼가 열릴 예정이다.

 

지인과 현장을 찾은 정소원(24)씨는 스튜디오 안이 개발한 ‘고스티드’를 재밌게 했다고 밝히면서 “복작복작해도 구경하는 맛이 있다. 금방 분위기가 핫해 질 것 같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한편,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16년 자회사 스토브를 통해 인디게임 제작부터 플랫폼 입점까지 적극 지원하는 등 관련 투자에 힘쓰고 있다. 버닝비버에 앞서서는 지난달 ‘지스타(G-STAR) 인디 쇼케이스’ 스폰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CVO(최고비전제시책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버닝비버 전야제에도 참석해 개발진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람객 호평만큼이나 인디 개발자들의 만족감도 크다. ‘키키캐키캡’을 개발한 이게게게임의 강나연 아트 총괄은 “지스타도 참가했지만 부스나 장비를 우리 사비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소규모이고 대학생들이라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은데, 버닝비버는 장비부터 식대까지 모두 지원해 좋다. 부담 없이 참가해 이용자를 직접 만나 볼 수 있어 좋은 자리다”라고 전했다.

 

아스테로이드제이 장원선 대표 역시 “다른 게임쇼의 인디게임 부스는 다른 게임에 비해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한다. 버닝비버는 우리가 인디게임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이용자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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